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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1층은 기둥만 있는 개방형 '필로티 구조' 건물 지진에 무방비…거주자 불안 확산

포항 규모 5.4 강진 … 건축물 안전 도마 위

◇'필로티 구조'건물.사진 출처=연합뉴스

2012년 이후 신축 다세대주택

도내 6천여동 대부분 필로티

내진 설계 의무 4만5천여동

실제 내진 설계 1만3천동뿐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으로 '필로티' 구조 건축물들이 큰 피해를 입자 이 공법으로 지어진 도내 건축물의 안전이 도마에 올랐다.

최근 소규모 다세대·다가구주택을 중심으로 널리 쓰이는 필로티 구조는 지상 1층은 기둥만 있는 개방형 구조로 2층부터 건물 전체를 지표면에 띄운 형태다. 주차장 확보가 용이한 장점이 있어 도심에서 주로 쓰인다.

이번 포항 지진을 통해 필로티 건물의 위험성이 그대로 노출됐다. 포항에서 지진으로 기둥이 무너지거나 엿가락처럼 꼬여 철근으로 겨우 지탱하고 있는 피해사진이 확산됐다. 지난해 규모 7.3의 일본 구마모토 지진 당시에도 무너진 콘크리트 건축물 대부분이 필로티 구조였다.

도내 역시 도시화와 주차난으로 필로티 건축물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의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도내 도시형생활주택(1~2인 가구 전용)은 1,767동으로 2012년 12월(1,163동)에 비해 51%나 증가했다. 이 중 60동을 선별해 실태조사를 한 결과 91%인 55동이 필로티 구조였다.

도는 2012년 이후 도내에 지어진 다세대·다가구주택 6,765동 대부분이 필로티 구조로 지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2002년 다세대주택의 1층 주차장 설치가 의무화됐고 2014년에는 건축법을 개정해 필로티 구조를 사실상 권장했기 때문이다.

필로티 구조 건축물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도에 따르면 2015년 12월 기준 도내 내진설계 의무대상 건축물은 4만5,700동이지만 이 중 내진설계가 이뤄진 건물은 29.3%인 1만3,412동에 불과하다. 耳만동 이상의 건축물이 지진에 무방비인 셈이다.

선창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필로티 구조물은 수평 방향으로 진행하는 진동에는 저항능력이 떨어진다”며 “기둥사이에 벽 구조물을 보강하거나 철근을 보강해 취약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영·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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