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사일정 차질 우려 정상수업
학생들 학업계획 틀어져 불안
일부 "시간 더 있어 다행 생각"
참고서적 품귀 현상도 벌어져
학원가 프로그램 준비에 진땀
사상 초유의 '수능 1주일 연기'로 도내 각급 학교와 수험생, 학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도내 A 중학교는 16일 수능이 연기되자 휴업하려던 계획을 정상 수업으로 바꿨다. 변경된 수능일인 23일까지 이틀을 휴업하면 학사일정 운영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결정에 학부모와 학생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쳤고 급식에도 차질이 빚어지자 학교측은 결국 단축 수업을 해야만 했다.
지난 15일 밤 늦게 수능시험 연기를 전달받은 일부 학부모들은 불만을 나타냈다. 실제 도교육청에는 15일 밤과 16일 오전까지 휴업과 관련된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휴업과 관련 지난 15일 밤 11시20분에 학부모 문자 서비스를 발송했다”며 “일부 전달이 안 된 곳도 있겠지만 최대한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이날 도내에서는 중·고교 105곳이 휴업을 했고, 159곳은 정상수업을 했다.
이번 수능 연기 결정에 수험생들이 가장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석태하(강원고3년)군은 “학업계획을 수능 당일날에 맞춰 준비했는데 일주일이 더 남아 막막하고 불안하다”며 “소식을 듣자마자 서점으로 달려가 실전 모의고사 1주일치를 다시 구입해 실전연습을 하며 페이스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지수(원주상지여고3년)양은 “수시 모집으로 이미 합격통보를 받아 다른 친구들에 비해 충격이 다소 덜하지만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춰야하는 대학 3곳이 남아 있어 수능 연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김봉규(강릉주문진고3년)군은 “공부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춰야 하는 부담이 있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씨는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면 속이 탈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남은 일주일간 컨디션을 잘 유지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모(여·42)씨는 “수능 연기에 대해 학교로부터 정확한 답변을 듣지 못해 애가 탔다”며 “수능 연기가 아이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라 걱정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이같은 불안감을 반영하듯 서점에서는 수능 모의고사 교재 판매가 예년 보다 40배나 급증하는 등 '참고서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도내 학원가 역시 남은 1주일 동안 수능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다시 준비하는 등 진땀을 쏟고 있다.
일선 고교에서는 수능 연기로 수능 이후 특강 및 체험 프로그램 등을 비롯해 고3 수험생들의 기말고사 등의 학사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자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도내 한 고교 관계자는 “기말고사의 경우 성적처리 등의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시험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장현정·김지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