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스마트폰·블랙박스 등 분석해 범죄 흔적 찾는 과학수사기법
김도헌 계장·분석관 4명 맡아…"최후의 증거 찾겠단 집념 속 임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마다 등장하는 용어가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이다. 스마트폰이나 하드디스크, 블랙박스 같은 각종 디지털 기기에서 범죄의 증거를 찾아 분석하는 과학수사기법이다.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강원경찰청의 디지털포렌식 분석건수는 지난해 1,703건으로 2017년 대비 156% 증가했다. 급증하는 현장 수요를 채우는 경찰관은 도내 딱 5명. 이들이 일하는 강원경찰청 디지털포렌식계를 14일 찾아가 보았다.
■증거능력이 있는 ‘범죄의 흔적' 찾기=디지털포렌식계는 4개 공간으로 나뉘어 있었다. 첫 번째는 접수실.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디지털 기기를 봉인된 상태로 받는 곳이다. 두 번째는 각종 공구들이 걸린 전처리(前處理)실. PC에서 하드디스크를 분리하거나 만약을 대비해 복제작업 등을 하는 곳이다. 김도헌 디지털포렌식계장은 “증거물이 훼손되거나 위변조되지 않았음을 ‘보증'하는 것이 우리 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모니터링 화면이 몇 개씩 놓인 분석관들의 작업실이었다. 범죄와 관련된 흔적, 사건 해결의 단서를 찾기 위해 분석관들은 디지털 기기 1대 속에서 수천~수십만건의 파일을 복구하거나 추출한다.
네 번째 공간은 압수수색 대상자를 위한 참여실이다. 분석관들이 휴대전화 등을 살피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다.
■ICT 지식, 끈질김, 무던함이 필수=디지털포렌식계의 분석관 4명은 모두 강원도 경찰관 중 ICT 정예요원으로 구성됐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인 함시우 분석관, 강원경찰청의 정보통신 관련 부서 등에서 수년간 근무했던 김일영·황철순 분석관, 보안관제 분야에서 근무했던 박선욱 분석관 등이다. 디지털포렌식계가 사이버범죄 수사대에서 2019년 분리돼 별도 부서가 된만큼 이들은 ‘초석 쌓기'를 하고 있다.
디지털포렌식 분석은 ‘n번방' 같은 불법촬영 범죄뿐만 아니라 사기, 보이스피싱, 살인, 자살, 교통사고 등 모든 사건·사고에서 이뤄진다. 내비게이션에서 이동 동선 파일을 확보해 자칫 미제 사건으로 남을 뻔한 금은방 절도사건 수사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함시우 분석관은 “디지털 기술 변화에 대한 이해, 최후의 증거를 찾겠다는 집요함은 필수”라고 말했다. 다른 분석관들은 “어떤 파일을 보더라도 편견이나 감정적 흔들림이 없는 무던함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신하림기자 pea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