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강원특별자치도지사직 인수위원회가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인수위 기획전략분과가 기획조정실, 특별자치국과의 첫 업무보고회를 통해 새 도정의 비전을 조율하고 주요 현안을 점검한 것은 향후 4년 강원도정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중대한 신호탄이다. 이번 보고회에서 다뤄진 국비 확보 방안, 접경지역 평화경제특구 조성, 강원특별법 추가 개정 등은 어느 하나 가볍게 넘길 수 없는 핵심 과제들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강원인들의 시선이 가장 집중되는 대목은 단연 ‘도청사 신축 이전''에 대한 인수위의 유보적이고 신중한 태도다.
인수위가 기조실의 도청사 신축 이전 보고를 받은 뒤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며 상세 자료를 요구하고 추후 논의로 결정을 미뤘다. 도청사 신축 이전은 단순히 낡은 건물을 새로 짓는 토목 사업이 아니다. 그것은 수천억원에 달하는 주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거대 재정 사업이자, 강원자치도의 수부 도시인 춘천의 도시 공간 구조를 바꾸고 지역 균형발전의 판도를 흔드는 초대형 정치·사회적 사안이다.
현재 강원특별자치도는 국가적인 세수 결손과 경기 침체의 여파로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다. 당장 2027년 국비 확보 방안을 첫날부터 논의해야 할 만큼 재정적 압박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청사 이전 사업이 더욱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총사업비의 현실성, 그리고 이전 후 기존 도청 부지 주변의 공동화 현상에 대한 대책 등이 완벽하게 마련되었는지 세밀하게 살펴보는 것은 새로 출범하는 도정 본연의 책무다. 인수위는 주민의 눈높이에서 실익을 따져야 한다. 이와 함께 진행된 특별자치국 업무보고에서의 ‘강원특별법 3차 개정 후속조치 및 4차 개정 추진'' 역시 강원도의 미래를 좌우할 절대적 과제다. 강원도는 ‘특별자치도''라는 간판을 달았지만, 도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규제 완화와 경제적 효과는 여전히 미진하다는 지적이 많다. 법을 개정하는 것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개정된 법안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느냐다. 3차 개정으로 얻어낸 권한들이 시·군 현장에서 발목 잡히지 않고 곧바로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이어지도록 세밀한 후속 조치를 설계해야 한다.
아울러 준비 중인 4차 개정은 보여주기식 입법 제안이 돼서는 안 된다. 인수위와 특별자치국이 “실현 가능한 정책 대안 마련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힌 점은 그런 의미에서 올바른 방향성이다. 중앙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정교한 논리와 타 시·도와의 형평성 문제를 넘어설 수 있는 강원도만의 특색을 담아내야 한다. 특히 이번에 함께 논의된 ‘접경지역 평화경제특구 조성''처럼 남북 관계의 특수성과 군사 규제 완화를 융합한 실질적인 먹거리 창출 방안이 4차 개정의 핵심 알맹이가 돼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마땅하지만, 그 부대가 튼튼한지 확인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