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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해마다 반복되는 임차 헬기 사고 … 재발 방지 대책 전무

2016년부터 총 7건 발생 … 1년에 한번 꼴
사고 기종의 60%는 30년 초과 노후 기종
지자체 헬기 확보 급급 안전 관리 규정 없어

◇27일 오전 강원 양양군 현북면 어성전리 명주사 인근 야산에서 헬기가 추락해 산불이 나자 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에서 지자체 임차 헬기 추락 사고가 해마다 발생하고 있지만 재발 방지 대책은 전무하다. 지자체들마다 산불 예방, 진화를 위해 헬기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안전 관리는 방치되고 있다.

산림청이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에 제출한 '지자체 임차 헬기 사고 현황'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건이 발생, 1년에 한번 꼴로 사고가 났다. 특히 올해에는 5월 경남 거제(2명 사망)에 이어 11월 양양에서 임차 헬기 추락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27일 발생한 양양 사고의 경우, 사망자가 5명으로 역대 가장 큰 피해를 기록했다.

사고가 난 임차 헬기 7대 중 4대(57%)는 기령이 30년을 초과한 노후 기종이었다.

이처럼 노후 기종에 대한 안전 위험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지만 개선되는 것은 없다.

올해 도내 18개 시·군이 권역별로 계약한 임차헬기 9대 중 7대는 기령이 30년을 초과했다. 특히 기령이 47~49년으로 반세기에 가까운 임차 헬기도 4대 있었다. 영월·평창·정선·태백 권역의 S-61N(기령 48년), 삼척·강릉·동해 권역의 S-58JT(49년), S-58HT(48년), 이번에 사고가 난 속초·고성·양양의 S-58T(47년) 등이다.

각 지자체들은 1대당 7억~10억원의 예산을 공동으로 조성해 계약하지만, 계약 시 '노후도' 등 안전은 검토 기준에서 빠졌다. 국내에는 헬기 기령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고, 정기적으로 정비를 받고 관련 검사를 통과하면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내 한 지자체 임차헬기 담당자는 "전국 지자체별로 해마다 임차 헬기 확보전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기령을 따질 여유도 없다"며 "노후 기종이라도 확보하지 못할까 전전긍긍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전국 10개 시·도가 민간업체로부터 임차해 사용 중인 헬기는 총 72대로 기령이 40년 이상인 헬기는 40%에 달했다. 산불 예방·진화 목적의 지자체 임차헬기 확보 수요는 점점 늘고 있지만, 열악한 공급 여건이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불 임차 헬기의 소관 부처간의 유기적인 협력은 안되고 있다. 현재 정부, 지자체별로 '산불 헬기'는 산림청이나 산림분야 부서가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헬기의 안전 관리 감독은 국토교통부 소관이다. 이 때문에 산불 임차 헬기 담당 부서도 안전 문제는 사실상 문외한이다.

시·군 관계자들은 "산불 방지 수요는 높아져 헬기는 필요한데, 안전 관리 분야는 지적 사항이 많아 딜레마"라며 "정부 차원에서 안전 확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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