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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2025 오대산문화축전’ 개막… “연기의 숲, 만산홍엽으로 물들다”

- 18일 화엄탑돌이·진신사리 이운·세조 어가행렬
- 19일 헌다례·생명의 길 프로그램 끝으로 회향

‘2025 오대산 문화축전’이 18일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연기의 숲—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함께 빛난다’를 주제로 개막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팔각구층석탑주변을 돌며 '화엄 탑돌이'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평창=박승선기자

만산홍엽이 장엄하게 물든 평창 월정사에서 통섭의 문화축제, ‘2025 오대산문화축전’이 18일 경내 특설무대에서 열린 개막식과 함께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올해 축전은 ‘연기의 숲 –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함께 빛난다’를 주제로, 19일까지 사흘간 월정사 일원에서 진행된다. 오대산의 숲길과 불교 철학이 어우러진 이번 축전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기리는 사색과 실천의 장으로 마련됐다.

본격적인 개막에 앞서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의궤의 환지본처를 기념하는 ‘어가행렬’ 시연과 함께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 삼보일배’가 봉행됐다. 불자와 참가자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세 걸음에 한 번씩 절을 하며 연기의 숲을 가로질렀다.

월정사 특설무대에서 열린 개막식에서는 화엄의 세계를 형상화한 공연 ‘오대의 숨(息): 다섯 길’이 펼쳐졌고, 이어 참여형 퍼포먼스 ‘화엄 탑돌이’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오대산의 다섯 봉우리처럼 서로 연결된 존재로서의 자신을 몸으로 체험하며, 화엄의 철학을 실천했다.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은 “올해 문화축전의 슬로건이 ‘연기의 숲’이며 이는 모든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함께 빛난다고 하는 주제”라며 “이 연결된 이치를 회복하는 것이 곧 우리 자신과 세계가 더불어 평화와 행복으로 나아가고 이 세상을 정토로 가꾸고자 하는 보살 만행의 키워드”라고 강조했다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은 “모든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함께 빛나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자”며 “사물의 존재는 관계성 속에서 이뤄진다는 퇴우 정념 큰스님의 말씀을 상기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회복하며 진정한 신뢰를 바탕으로 조화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밝혔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월정사는) 각박한 세상에서 마음의 위안이 되고 치유가 되는 정신문화의 요람”이라며 “세계 청소년 명상센터 준공에 최선을 다하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2025 오대산 문화축전’이 18일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연기의 숲—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함께 빛난다’를 주제로 개막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팔각구층석탑주변을 돌며 '화엄 탑돌이'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평창=박승선기자

이에 앞서 오전에는 오대산 불교합창제가 열려 강원도 내 5개 불교합창단의 목소리가 오대산 숲에 울려 퍼졌다. 불교음악 특유의 장엄함과 평화로운 선율이 조화를 이루며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18일부터 19일까지 양일간, 원주실 앞 부스에서는 출가학교, 문화체험 프로그램, 아름다운 동행 홍보부스 등 다채로운 체험과 전시가 이어졌다.

축제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오전 10시부터는 월정사 부도지에서 선인들의 삶을 기리는 헌다례가 열렸다. 묵직한 차향과 함께 선인의 지혜를 기리는 이 의식은, ‘회향’이라는 불교의 마무리를 깊이 있게 전했다. 이어 진행된 ‘생명의 길 탑돌이 프로그램’은 월정사 경내를 도는 참여형 체험으로, 참가자들은 자연과 생명, 화엄의 사유를 걸음마다 새기며 축제를 마무리한다.

‘2025 오대산 문화축전’이 18일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연기의 숲—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함께 빛난다’를 주제로 개막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팔각구층석탑주변을 돌며 '화엄 탑돌이'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평창=박승선기자

축제 기간 동안 화엄루에서는 박경묵 작가의 수묵 전시 ‘수묵으로 담아낸 연기의 숲’**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수묵의 번짐으로 연기의 세계를 형상화한 작품들은 오는 19일까지 전시된다. 또 전통 장터 형식으로 꾸며진 ‘오대산 승시’는 월정사 주차장 특설행사장에서 26일까지 이어지며, 지역문화와 전통 불교문화의 접점을 자연스럽게 확장한다

지난 17일, 축제의 문을 여는 전통의례와 창작행사도 열렸다. 적광전에서는 ‘화엄변상도 목탱화 봉안식’과 ‘팔각구층석탑 탑돌이’가 봉행되며 축제의 첫 신호탄을 울렸다. 이어 성보박물관 일원에서는 유치부·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백일장 및 사생대회가 진행됐고, 대법륜전에서는 ‘탄허대종사 선서 함양 전국휘호대회’가 전국의 휘호 입상자 7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한편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1박 2일 ‘오대산지구시민작가포럼’도 화엄루와 강의동에서 이어졌다. 연기(緣起)와 생명의 의미를 주제로 한 토론과 창작 프로그램은 오대산의 가을을 사유의 시간으로 꾸몄다. 평창=오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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