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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2025 오대산문화축전]‘2025 오대산문화축전’ 성료… “연기의 숲, 만산홍엽으로 물들다”

- 18일 화엄탑돌이·진신사리 이운·세조 어가행렬
- 19일 헌다례·생명의 길 프로그램 끝으로 회향

‘2025 오대산 문화축전’이 18일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연기의 숲—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함께 빛난다’를 주제로 개막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팔각구층석탑주변을 돌며 '화엄 탑돌이'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평창=박승선기자


불교의 핵심 사상인 연기(緣起)를 테마로 자연, 인간, 공동체가 서로 연결돼 함께 빛나는 가치를 탐색했던 ‘2025 오대산문화축전’이 ‘연기의 숲 – 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함께 빛난다’를 주제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간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와 창간 80주년을 맞은 강원일보 등이 마련한 이번 축전은 종교적 의미를 넘어 지역사회와의 상생, 기후 위기 시대의 생명 가치 회복, 그리고 공동체적 관계 회복을 탐색하는 문화와 예술, 축제 공간으로 꾸며져 의미를 더했다.

■ 전통 의례부터 학술 논의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

축전의 첫째날인 지난 17일에는 학문적 깊이와 전통 계승의 가치를 높이는 프로그램들이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월정사 탑돌이보존회가 진행하는 팔각구층석탑 탑돌이 (강원도무형문화재 제28호)와 함께 ‘화엄경’의 철학을 담은 화엄변상도 목탱화 봉안 의식이 적광전 및 팔각구층석탑에서 열렸다. 이 의식은 화엄경에 담긴 철학과 보살 수행 세계를 시각화 도상한 변상도 목탱화를 봉안하는 과정이었다. 또 평창 관내 유치원 및 초등학생이 참여한 오대산 전국 학생 백일장 및 사생대회가 성보박물관 일원에서 야외 창작 행사로 열렸으며, 탄허대종사의 어록을 명제로 하여 전국휘호대회가 대법륜전에서 진행됐다.

특히, 1박 2일(17일~18일)간 오대산자연명상마을에서 진행된 오대산지구시민작가포럼은 강원도내 중·고등학생 약 70여 명과 함께 오대산의 역사·문화를 토대로 학술적 논의를 확장했다. 이 포럼에서는 박래군(인권재단사람 이사)의 기조 강연과 이용석, 정욱식 저자 강연, 그리고 2025 서울국제환경영화제 대상작 '종이 울리는 순간' 관람 등 심도 있는 환경 및 인권 관련 프로그램들이 운영되었다. 축전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역대 고승들의 공덕을 기리는 월정사 부도헌다례가 월정사 부도지에서 엄숙하게 진행됐다.

‘2025 오대산 문화축전’이 18일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연기의 숲—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함께 빛난다’를 주제로 개막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팔각구층석탑주변을 돌며 '화엄 탑돌이' 퍼포먼스에 참여하고 있다. 평창=박승선기자

■ 대규모 '연결'의 퍼포먼스, 화합의 장 마련

지난 18일은 축제의 상징적 순간들로 가득했다. 월정사 연꽃합창단, 관음사 니르바나합창단 등 불교 합창단이 참여한 오대산 불교합창제가 특설무대에서 화음을 펼쳤으며, 장엄한 불교 의식을 직접 체험하는 부처님 진신사리 이운식이 진행돼 축제의 깊이를 더했다. 이운식에서는 무려 1,500여 명의 참여 신도들이 성보박물관에서 일주문을 거쳐 월정사로 진신사리를 이운하는 동안 삼보일배의 하심(下心)으로 동참했다. 개막식에는 퇴우 정념 월정사 주지스님을 비롯해 김진태 도지사, 유상범 국회의원, 박진오 강원일보 사장, 심재국 평창군수 등 주요 내빈과 합창단, 포교사단, 대학생전법단 등 약 2,000여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개막 공연으로는 전통 한국무용 기반의 동시대적 창작품 ‘오대의 숨(息): 다섯 길’이 펼쳐졌다. 국악과 사운드스케이프가 어우러진 이 작품은 오대산의 다섯 봉우리와 전나무숲 사찰의 시간과 호흡을 몸의 선과 장단으로 풀어내는 ‘공존·치유’의 무용 서사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개막식의 대미를 장식한 ‘연결된 온 세상을 위한 화엄 탑돌이’는 축전의 주제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공동체 퍼포먼스였다. 이 탑돌이는 불교 전통 의례를 현대적인 감각과 무대 연출로 재창조한 것으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그리고 세계가 상호 의존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형상화하며 호평을 받았다.

‘2025 오대산 문화축전’이 18일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 일원에서 '연기의 숲—모든 생명은 연결되어 함께 빛난다’를 주제로 개막한 무용수들이 개막공연 ‘오대의 숨(息): 다섯 길’을 선보이고 있다. 평창=오석기기자

■ ‘생명의 길’ 체험과 지역 상생의 ‘승시’

월정사 탑돌이(강원도무형문화재 제28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참여 프로그램 ‘생명의 길’은 참가자들이 탑 주변 네 개의 문을 지날 때마다 트라이앵글, 종, 북 등 소형 악기를 울리며 개인의 작은 울림이 모여 하나의 유기적인 소리 흐름으로 이어지는 공동체적 체험을 제공했다.이 외에도 축전 기간(18일~19일) 원주실 앞 체험 부스에서는 수류화개, 우통수다도회 등이 주관하는 전통차와 다과 체험이 마련됐으며, 연(緣)RUN(숲길 달리기), 연(緣)MADE(빗자루/자수 만들기), 연(緣)ART(만다라 만들기) 등 다채로운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돼 누구나 축제의 현장을 만끽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월정사 주차장 특설 행사장에서 운영된 오대산 승시(僧市)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 로컬과 글로벌의 지역상생을 도모하는 장(場)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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