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가 1년을 맞았다. 한때 “정치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외치던 청년들은 이제 민주주의의 의미를 되돌아보고 있다. 취재진은 지난 2일 강원대에서 전공서 대신 신문을 펼쳐 현안을 살피던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학생들을 직접 만나 비상계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내년 졸업을 앞둔 박현근(25)씨는 “계엄 이후 정당 간 갈등과 상호 비판이 이어지면서 사회 전반에 혼란이 커진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요즘에는 유튜브나 SNS에서 정치 관련 채널을 구독해 국내외 정세를 살피고, 스스로 판단 기준을 세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지인(여·21)씨도 “계엄을 겪으면서 정치에 대해 더 이상 무관심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당장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어떤 공약을 내세우는지, 우리 지역에 어떤 변화를 약속하는지 살펴볼 생각”이라고 했다.
일부 청년들은 ‘계엄의 밤’을 계기로 거리에 나섰다. 한현석(22)씨는 “계엄 직후 춘천에서 열린 탄핵 촉구 집회에 참석하는 친구들도 많았다”며 “이후로도 주변 친구들 일부는 크고 작은 시위에 참여하며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권훤(23)씨는 “지난 1년 동안 많은 이들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애써왔다고 생각한다”며 “계엄의 기억이 상처로만 남지 않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상황이 조금 더 안정되고, 청년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