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기헌(원주을) 국회의원은 지난해 12월3일 계엄 선포 당시 원주 지역구 일정을 마치고 막 집에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2일 국회에서 만난 송 의원은 “1년 전 그날 저녁을 먹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비상계엄 소식을 들었고 곧바로 다시 차를 타고 국회로 왔다”며 “국회 도착 시간이 밤 11시4~50분 경이었다”고 회상했다.
국회 정문은 이미 출입이 막힌 상황. 송 의원은 “원주에서 국회로 오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단체대화방을 계속 주시했고 그때까지는 지하 통로 출입이 가능하다고 해서, 의원회관 1층 인근 담 앞에서 내렸던 것”이라고 했다.
담장 인근에도 경찰들이 포진해 있었지만 당시 시민들이 경찰을 막고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 송 의원은 “반드시 들어가야 된다는 심정이었고 시민들이 경찰들을 막아준 덕에 담을 넘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담을 넘어서는 내부에 있던 경찰 2명이 실제로 나를 붙잡았는데 ‘이미 담을 넘었는데 뭘 잡나. 내비두라’라고 말하니 놔줬다”고 부연했다.
이후 송 의원은 의원회관 주 출입구 대신 지하주차장 차 출입구로 걸어들어갔고, 의원회관과 본관이 연결된 지하통로로 본회의장에 무사히 진입,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는 “국회로 오면서 헌법적으로 비상계엄 해제 권한이 있으니까 본회의장이 막히면 제2의 장소도 찾아야 된다는 생각까지도 했다”며 “다행히 경찰도 그렇고, 군이 확실하게 평가는 못하더라도 (비상계엄이) 정당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타이트하게 막지 않았다보니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표결 직전 본보 기자와 통화했던 송 의원은 “그야말로 쿠데타”라며 “결국 끝장을 보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하기도 했었다.
송 의원은 지난 1년에 대해 “추운 날씨 국회를 한참 지켜줬던 시민들이 참 대단하고 고맙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우리 사회·정치의 기본 룰을 인정하지 않고 본인 뜻대로 움직였다는 것이 놀랍고 국무총리, 장관도 거의 따라갔다는 게 한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후퇴한 게 많아서 바로잡아가는 중인데 더 속도를 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에 있어서 외국에 많이 뒤쳐졌는데 빨리 따라잡으려면 더 노력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