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한밤중 귀가길에 장윤기(23)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고(故) 이채원(17) 양의 유가족이 1일 딸의 이름과 초상화를 공개하고 피의자 장윤기를 엄정히 처벌할 것을 촉구했다.
채원 양의 부모는 이날 “사람을 살리는 직업을 꿈꾸고 누군가를 돕는 일을 좋아했던 아이를 잃은 뒤 가족의 삶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며 “채원이의 억울함을 풀고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입장을 낸다”고 밝혔다.
유족은 장윤기에 대해 “추호의 동정도 받을 자격이 없는 범죄자”라며 “사법부가 엄중한 처벌을 통해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부당한 감형이 이뤄진다면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두 번째 살인과 다름없다”며 법정 최고형 선고와 함께 시민에게는 엄벌 탄원 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유족은 채원양의 친구와 교사들에 대한 심리 치유 지원, 사건 현장 주변 안전시설 확충도 요청했다.
이들은 “LED 가로등과 고화질 CCTV, 안심 비상벨 설치를 확대하고 학생들의 하교 시간대 순찰을 강화해야 한다”며 “채원이의 희생이 청소년 안전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광주전남추모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는 유족과 함께 오는 22일 채원양의 49재를 봉행할 예정이다.
채원양은 지난달 5일 0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 드문 보행로에서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장윤기는 애초 자신의 교제 요구를 거절한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외국인 여성 A씨(20대·베트남)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가 실패하자 불특정을 상대로 분풀이성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장윤기는 채원양을 살해하고, 현장을 지나던 다른 학교 2학년 남학생(17)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수사 결과 장윤기는 범행 이틀 전인 지난 3일 오후 8시께 A씨로부터 스토킹 가해자로 112에 신고됐다. 앞서 같은 날 새벽 A씨 집을 찾아간 그는 교제 요구를 거절당하자 A씨를 협박했고, 정오께 집 밖으로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장윤기는 주방용 칼 2자루와 장갑 등 범행 도구를 준비한 뒤 A씨 집 주변을 서성였다. 경찰의 경고 문자메시지를 통해 신고 사실을 알게 된 뒤에도 A씨의 직장과 집 주변을 30여 시간 배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A씨가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자 장윤기는 그를 찾지 못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장윤기가 분노를 표출할 다른 대상을 찾았고, 홀로 귀가하던 채원양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판단했다.
장윤기는 범행 후 건물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승용차와 흉기를 버렸으며, 혈흔이 묻은 외투를 세탁하는 등 증거를 없애려 한 정황도 확인됐다. 장윤기는 택시를 여러 차례 갈아타고, 지인이 살다가 이사해 비어 있던 원룸에 숨어 경찰 추적을 피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체포 당시 회수된 여분의 칼 1자루에 대해서는 경찰이 A씨를 살해할 목적으로 남겨둔 흉기로 판단했다.
함께 압수된 공기계 스마트폰에서는 도주 방법을 인터넷에서 검색한 흔적도 발견됐다. 장윤기는 조사 과정에서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자살을 고민하던 중 범행을 결심했고,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반복하며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