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내 실업급여 지급액이 2022년 이후 매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역대 최대치에 육박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실업급여 지급액은 3,581억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의 정점이었던 2021년 수준에 바짝 다가섰다. 올해 역시 4월까지 벌써 1,300억원 넘게 지급되며 고용 현장의 한파가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실업급여 폭증 현상은 강원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주요 업종의 부진이 장기화된 결과다. 특히 건설업과 영세 서비스업의 붕괴가 뼈아프다. 공사비와 인건비 상승을 버티지 못한 건설사의 폐업,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인해 근무 시간을 단축하다 결국 문을 닫는 식당들의 사례는 도내 고용 시장이 한계 상황에 직면했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청년층이 겪는 단기 일자리 위주의 ‘쪼개기 계약'' 관행까지 더해지면서, 전 세대가 고용 불안이라는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고 있다.
물론 실업급여는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생계가 막막해진 구직자들에게 최후의 보루다. 강원도처럼 산업 기반이 취약하고 영세 사업장이 많은 지역일수록 고용 안전망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의 추세가 계속될 경우 국가 전체 고용보험기금의 재정건전성 악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 이미 지난해 고용보험기금이 6,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고, 그 지출의 대부분이 실업급여였다는 사실은 제도적 지속 가능성에 경고등을 켰다. 문제는 실업급여가 구직자들의 ‘재취업 의지''를 북돋우는 징검다리가 되기보다 실업 기간을 연명하는 수단으로 굳어질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건설업 현장에서 밀려난 숙련 노동자가 전직을 고민하고, 재계약 실패에 놓인 청년이 창업이라는 막막한 선택지로 내몰리는 현실은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가 고갈되었음을 의미한다.
실업급여 창구를 찾는 발길이 늘어날수록 지역경제의 생산성은 낮아지고, 복지 부담은 커지는 악순환이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강원자치도는 이제 실업급여라는 ‘사후 처방''을 넘어 고용 시장의 ‘체질 개선''이라는 근본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우선 도내 주력 산업인 건설업과 관광 서비스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한 공공 부문의 조기 발주와 소상공인 인건비 부담 완화 대책이 정교하게 설계돼야 한다. 또한, 고용센터의 역할도 급여를 지급하는 ‘창구'' 기능만이 아닌 ‘취업 플랫폼''으로 완전히 탈바꿈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