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질병 위기, 경제 위기는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금 호수의 물고기는 죽어나가고, 산림은 재선충병이 확산되고 있다. 자연의 소중함이 더 간절해지는 시기다. 이런 때에 사람들은 집 안에 뜰이나 꽃밭과 같은 작은 자연, 정원(庭園)을 두고 싶어 한다. 계절에 맞춰 땅과 작물을 가꾸는 정원은 예술과 자연이 결합된 고도의 문화이자, 행운과 풍요를 불러오는 공간이다. 이 아름다운 공간을 도시 전체로 확산시킨 것이 정원도시다. 경관을 보전·활용해야 하고, 지속적인 유지와 개발도 필수다. ▼싱가포르는 세계적인 식물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조성해 최고 수준의 정원도시를 완성했다. 캐나다 밴쿠버 빅토리아에는 부차트 부부가 1900년대 초에 일군 ‘부차트가든''이 있다. 네덜란드 플로리아드, 독일 국제정원박람회(IGA)도 유명하다. 프랑스 베르사유 정원은 예술, 공학, 군주권력이 결합된 곳이다. 국내에선 순천시가 순천만국가정원을 중심으로 생태도시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다.▼민선 9기의 시작이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인제군 최초의 3선 군수인 최상기 군정은 핵심 공약으로 ‘정원도시 인제''를 택했다. 90% 이상이 산지인 이곳은 백담사 탐방로를 비롯해 천상의 정원 곰배령, 자작나무숲, 대암산 용늪, 갑둔리 ‘비밀의 정원'', 박달고치, 인제천리길 등 천혜의 자연자원이 많다.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공약 대신 가장 가치가 큰 자원을 살리고 연결시켜 이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가을꽃축제가 열리는 용대리에는 지방정원 사업이 추진 중이고, 소양호 생태화원·살구미 친수공간 등 곳곳에서 정원도시 만들기 사업이 한창이다. 이는 미래 철도관광객 유치와 직결된다. ▼정원은 단순히 식물을 심는 공간이 아닌, 문화와 철학을 담은 작은 세계다. 정원도시는 자연의 질서를 존중하고 이를 겸허하게 관리하는 생태도시다. 인제 정원이 가진 특성을 잘 부각시켜 스토리로 풀어내고 역사, 자연, 문화자원과 연결고리를 구축한다면 더더욱 좋은 효과를 얻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