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는 수입도 많고 지출도 많은 연령대입니다.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골든타임'이지만 자녀, 부모세대를 부양해야 하기 때문에 여유 자금 마련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요.
40대 직장인 맞벌이 부부의 사례를 통해 전문가들로부터 재무설계에 대한 조언을 들어보았습니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43세 남성입니다. 아내(44)는 공무원이고요, 13살·11살 된 자녀들이 있습니다. 월소득은 500만원 정도, 준공된지 5년이 안 되는 2억원대 아파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 대출금은 이제 1,000만원 남았네요. 대출금 내느라 바빴는데, 올해 다 갚고 나면 본격적으로 재테크를 시작하려 합니다. 저희 부부가 관심 있는 것은 상가주택입니다. 지금 거주하는 아파트는 전세를 놓고 상가주택을 구입해서 월세 소득을 얻는 것이죠. 당분간 저금리가 이어질 것 같고, 매월 꾸준한 현금 소득원이 나올 것 같아서요. 궁금한 점은 '종잣돈은 어느 정도 모아야 할까?'입니다. 그리고 보험상품의 수익성에 대해 불신이 높아 개인연금 상품 등에 가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괜찮겠느냐고 한마디씩 하는데, 전문가분들은 어떻게 보실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월 고정지출비용으로 자동차 유지비 80만원, 두 자녀 사교육비가 70만원씩 나갑니다. 사교육비는 앞으로 점점 늘어날 것 같은데요, 월 소득 대비 바람직한 사교육비 지출선은 어느 정도일지도 궁금합니다.”
■김영석 NH농협 춘천시청지점장=“재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옵니다. 결정적일 때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두 가지가 준비돼 있어야 합니다. 기회를 볼줄 아는 '안목'과 '종잣돈'이지요.
재테크 종잣돈의 적정선은 대략 3,000만원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마련하려면 매월 50만원씩 자동이체로 5년은 강제저축 해야 하는데, 청약저축과 적립식 펀드도 종잣돈 모으기에 있어서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험 상품에 대한 불신이 높아 관심이 없다고 했는데 물론 공무원 연금만으로도 기본 생활은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유 자금입니다. 하지만 저성장 저금리 고령화, 100세 수명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데 현 국내 연금 시스템에서는 공무원 연금(국민연금), 퇴직연금 위에 개인연금까지 3층 구조를 탄탄히 쌓아놓는 것이 안전합니다. 부부 생활비의 적정선은 매월 200만~300만원인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현 월 소득(500만원)에서 사교육비 지출 적정선은 50만원 정도라고 봅니다. 사교육비를 포함해 고정지출비용을 모두 30만원 정도 줄이고, 이 비용으로 개인연금 가입 등을 통해 노후 준비를 시작할 것을 권합니다.”
■양준식 신한은행 강원대지점 차장=“대출 차입을 통한 상가주택 매입은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부동산 실물(상가주택과 아파트) 자산의 가격 변동성, 상권 분석, 유동인구 분석 오류로 인해 공실 가능성, 세금 등 부대비용 발생, 대출금리 변동 등의 리스크가 있어 보입니다. 종잣돈을 만든 후 대출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상가주택 매입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부부의 노후 연금은 300만원 정도 예상돼 적정 생활비는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퇴직연령(평균 52세)과 국민연금 수령기간인 65세까지 수입 단절시기(크레바스)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은퇴 후 75세까지 풍요로운 노후를 누리려면 추가 자금을 확보해야 합니다. 보험상품에 불신이 높다면 소득세 환급을 기대할 수 있는 세액공제 연금저축 상품과 개인형 퇴직연금 IRP를 통해 노후 자산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목돈을 마련하려면 '저축목표액→지출비용' 순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상담인의 경우 자동차 유지비(80만원) 조정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대중교통 이용 시 3분의 1로 줄어듭니다. 사교육비는 부부, 부모-자녀간 합의가 중요합니다. 자녀의 적성, 자질에 따라 대화를 통해 선택하고 향후 예상되는 자녀 목돈(대학 학자금, 결혼 비용) 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박혜성 KB국민은행 원주단구지점 부지점장=“상가주택 구입 의사는 당분간 보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상가 주택을 구입하게 되면 상당액의 대출을 포함해야 하는데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 시 본인이 필요한 만큼의 대출가능금액 산출은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적어도 대상 물건의 50% 이상의 구입자금이 마련됐을 때가 상가투자 적정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연금 가입을 안 하고, 공무원 연금을 노후 예상 소득원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두 분 모두 봉급생활자로서 절세가 필수요소입니다. 연금저축 계좌는 연금저축신탁, 연금저축펀드, 연금저축보험으로 종류가 나뉩니다. 따라서 보험 쪽으로 불신이 있으시다면 신탁과 펀드 방향으로 상품을 선택하셔도 됩니다. 사교육비는 수입 대비 너무 많은 금액이 배분된다면 다른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절히 조절함이 필요해 보입니다. 상담인이 고정지출 비용을줄이는 방안은 현재 상황에서는 쉽지 않아 보이고 줄일수 있는 항목도 제한적일 듯 합니다. 다만 주택자금 대출 잔액이 얼마남지 않아 상환 후는 적립식 상품을 가입해 종잣돈을 만들어 상가주택구입 재원으로 활용하시면 더 빨리 투자 목표 달성 시기를 앞당길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정리=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