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 성과
대학·기관 첨단장비 이용료
중소 벤처에 최대 70% 지원
기업 개발비 절감 효과 탁월
전문 연구인력 공급도 가능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았지만 많은 중소기업인은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정부가 방점을 찍은 분야는 연구개발(R&D)이다. 4차 산업혁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기술개발 투자예산을 3,000억원 늘려 1조5,000억원으로 편성했고, 특히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확대했다. 본보는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하는 도내 연구개발 우수사례와 비결을 전략산업별로 3회에 걸쳐 살펴본다.
■막대한 연구개발비 줄이며 원천기술 확보=4년 전 춘천에 설립된 바이오 벤처기업인 (주)메디언스(대표:박상재)는 자본금 5,000만원으로 출발해 지난해 연 매출액이 15억원인 중소기업으로 급성장했다. 당귀와 같은 천연물에서 기능성 식품의 원료로 사용될 소재를 개발하는 (주)메디언스는 판매보다는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최대한 활용하는 2가지 전략을 택했다.
(주)메디언스의 기술력 개발의 최대 난관은 천연물에서 추출한 액상 형태를 분말가루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작은 실험실에서는 가능한 이 과정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에 들어갔을 때도 효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런 테스트를 하기 위해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의 연구장비실을 찾았다. 정부의 바우처 사업을 활용해 이용료의 30%만 부담하고, 대형 동결·분무건조기를 이용해 성능을 검증할 수 있었다. 또 강원대에 있는 연구장비를 활용해 칼슘의 크기를 소화 흡수가 뛰어난 미세한 나노 크기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박상재 (주)메디언스 대표는 “스타트업 기업이 보유하지 못한 고가의 연구·분석장비를 비용 부담 없이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어 기술력을 빠르게 키울 수 있었다”며 “연간 100여 차례 이상 지역에 위치한 연구기관의 장비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비 이용료 70% 범위, 최대 7,000만원 지원=올해로 10년째 운영되고 있는 '연구장비 공동활용 지원사업'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중소기업 연구개발 지원정책 가운데 하나다. 고가의 연구장비를 보유하지 못한 중소 벤처기업들이 대학이나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고가의 첨단 연구장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장비 이용료의 최대 70% 범위에서 3,000만~7,000만원까지 온라인 바우처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춘천의 에스티알바이오텍도 흑미강을 원재료로 한 기능성 식품소재인 '바이오 BRB'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정병석 에스티알바이오텍 팀장은 “일반 기업체의 장비를 대여해 이용했을 때에 비해 이용료 부담이 5분의 1로 줄어드는 게 정부 바우처 사업의 장점”이라고 했다.
강원지역 바이오 분야 지원기관인 춘천바이오산업진흥원은 추출농축시스템, 300ℓ 동결건조기, 원심분리기, 대형분무건조기 등 276대를 보유하고 있다. 바우처 사업을 통한 지역 중소기업의 장비 이용 건수가 2014년 553건에서 2016년 711건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홍천메디칼허브연구소는 효소면역측정기,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원적외선 건조기 등 232대를 보유하고 있다.
강원지방중소벤처기업청 관계자는 “연구소에서 장비 관리를 맡은 연구원과 실험방법, 결과에 대해 논의를 해 보면서 전문인력 지원까지 받을 수 있는 게 '연구장비 공동활용 지원사업'의 또 다른 장점”이라며 “자체적인 기술개발에 의지가 있는 중소기업들이 적극 활용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