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와 대결 구도 크게 달라져
6·13지선·진영대결 심화 여파
전통적 보수-급부상 진보 균형
오랫동안 보수정당에 몰표를 줬던 강원도에서 유례없는 초박빙 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지역 정가는 물론 중앙정치권에서도 강원도의 변화에 주목, 승기를 꽂기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선거를 3일 앞둔 12일 강원도 정치권과 각종 여론조사 등에 따르면 강원도 8개 선거구에서 모두 치열한 득표전이 이어지고 있다. 보수정당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일부 지역구에서만 제한적으로 접전이 벌어졌던 과거 총선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춘천과 원주 등 대도시는 물론 '보수의 아성'으로 불리는 강릉에서조차 민주당 후보가 선두권에 합류해 있다. 민주당의 '험지'에서도 대등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같은 초접전의 배경에 2018년 6·13 지방선거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민주당은 도지사 선거와 11개 시장·군수 선거에서 승리하며 사상 처음으로 압승했다. 도의회 및 15개 시·군의회에서도 제1당으로 올라섰다. 지방권력이 민주당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이 여파는 이번 총선으로도 이어졌다. 영동지역이 대표적이다.
강릉의 경우 당시 자유한국당이 10명, 민주당이 8명의 당선자를 냈다. 한국당이 좀 더 많지만 두 정당이 비교적 균형을 이뤘다.
속초-인제-고성-양양과 동해-태백-삼척-정선 선거구의 각 시·군의회도 대부분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이 다소 많거나 통합당과 비슷하다.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홍천-횡성-영월-평창 역시 민주당 출신 군의장이 통합당보다 더 많다. 탄탄한 보수세를 기반으로 한 통합당과 지방의원들을 앞세운 민주당이 팽팽한 세를 형성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A캠프 관계자는 “강원도는 기본적으로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지만 민주당 소속 지방의원들이 선거판에 등장하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여야 거대 정당을 중심으로 한 진영 대결이 심화되면서 이 같은 접전 구도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정치권에서도 강원지역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제일 주목해 보고 있는 곳은 강원도”라며 “3군데 정도는 안정적으로 이기고 있고, 나머지 5군데가 거의 초박빙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진복 통합당 총괄 선거대책본부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강원지역은 처음부터 어려웠다. 강원 몇 개 지역에서 아주 초박빙을 이룬다. 강원이 지난 선거 같지 않다는 점에 저도 수긍한다”고 했다.
원선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