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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 장기화에 강원지역 상권도 병원노동자도 울상

의정 갈등이 지속되며 인근 상권까지 위협
코로나 때보다 심하다는 이야기 전하기도

◇30일 강릉아산병원 앞 상권. 강릉=류호준기자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지난 2월 19일부터 병원을 이탈, 도내 대학병원들의 병상가동률이 급감하며 병원 앞 상권이 직격탄을 맞았다.

병원 처방약을 판매하는 약국과 환자·보호자들이 방문하는 식당은 코로나19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고, 입원 환자 돌봄으로 생계를 꾸리는 간병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30일 오전 강릉시 사천면에 위치한 강릉아산병원 인근 약국 6곳, 평소라면 강릉 뿐 아니라 영동지역 전체에서 온 환자들이 발 디딜 틈 없이 환자들이 줄잇는 곳이지만 이날은 손님 1~2명이 전부였다. 전공의 파업 이후 외래진료가 감소하면서 약을 구매하고자 하는 환자들도 줄어든 것이다. 정문 부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올해 초까지 하루 평균 60~70명 가량의 환자가 찾았지만 50명 안팎으로 줄었다"며 "혹시라도 휴진 우려가 현실이 된다면 그 날은 매출이 거의 안 나올 게 분명하다"고 염려했다.

약국 뿐 아니라 마트나 편의점, 식당 등 병원을 방문한 환자와 보호자들이 주로 찾던 상권 모두 침체되면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강원지역 한 상급종합병원 앞에서 한식당을 운영 중인 B씨는 "23년 간 장사를 해 왔지만 이런 침체기는 처음"이라며 "전공의 파업이 시작되자 월 평균 매출이 지난해 대비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토로했다. 입원 환자 수가 줄면서 간병인들도 생계 위기에 처했다. 강릉아산병원에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업체의 이용 고객 수도 전공의 파업 전과 비교해 약 10% 감소했다.

이와 관련 보건의료노조는 30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진료공백 사태에 따른 경영위기 책임을 병원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며 "경영악화를 병원노동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을 막고 적자 보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