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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AI교과서, ‘교육자료’ 격하 추진 … 강원 283개 학교 어쩌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의결 앞둬

올해부터 전국 학교에 도입된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가 한 학기 만에 교과서 지위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특히 강원지역에서는 전체 663개 학교 중 283개교가 이미 AI교과서를 활용 중이어서, 법 개정이 현실화될 경우 일선 학교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AI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지난 10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했다. 오는 23일 또는 다음달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면 AI교과서는 교과서 지위를 잃고 사실상 퇴출될 수 있다.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도내 663개 학교 가운데 약 43%에 달하는 283개교가 AI교과서를 도입해 수업계획 수립까지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교과서 지위를 상실하게 되면 정부 예산으로 무상 지원할 법적 근거가 사라지게 되고, 내년부터는 각 교육청이 자체적으로 별도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도교육청은 올해 2학기까지 AI교과서 구독료 46억원을 교육부로부터 확보한 상태지만,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해 ‘즉시’ 시행될 경우 당장 2학기 예산 집행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AI교과서를 도입한 일선 학교도 부담이 크다. 도내 한 중학교 교사는 “수학, 영어는 물론 정보 교과에서도 AI교과서를 매우 유용하게 활용해 왔는데 교육자료로 격하되면 내년엔 사용이 어려울 것”이라며 “과학과 사회 과목까지 확대를 준비 중이었는데, 발행사들이 추가 개발을 중단하는 것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교과서 지위 상실되더라도 희망 학교에는 자체 예산으로 지원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내년에도 계속 활용을 원하는 학교에는 끝까지 지원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일선 학교에 이미 보급된 태블릿 등 디지털 기자재에 대한 회수는 없으며, ‘테크센터’ 등 에듀테크 인프라도 계속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열린 'AI 디지털교과서의 위헌적 입법 철회를 위한 발행사 공동 기자회견'에서 발행사 대표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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