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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나무 판자 위 아슬한 낚시…강원도 수변구역 안전사고 관리 ‘비상’

하천 위 나무 판자에 의자 펼치고 낚시 삼매경
도 수변구역 중 물놀이 비관리 지역 98% 달해
매년 인명피해 반복…특별 대책 기간 운영한다

◇지난 12일 밤 찾은 춘천 공지천유원지. 한 남성이 하천 가장자리에 놓여진 나무 판자 위에서 접이식 의자를 펼친 채 낚시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사진=손지찬 기자

여름철 수난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강원도 내수면 지역 곳곳에서 낚시를 하는 등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밤 찾은 춘천 공지천 유원지. 한 남성이 하천에 놓인 나무 합판 위에서 접이식 의자를 펼친 채 낚시에 몰두하고 있었다. 흐르는 물 위에서 기우뚱거리던 나무 판자는 중심을 조금만 잃어도 곧장 물로 빠질 듯 아슬아슬한 상태였다. 하천 바로 옆 돌담에서 낚시를 하던 A씨는 “수심이 깊은 곳으로 추를 던지기 위해 물 가까이 왔다”며 “다른 사람들도 별다른 위험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하천 인근에는 사고를 경고하는 안내문이나 비상시 사용할 수 있는 안전장비는 없었다. 하천 산책로에는 ‘떡밥이용낚시행위 금지’ 표지판만 있을 뿐, 구명조끼나 구명로프, 튜브 등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장비도 눈에 띄지 않았다.

공지천은 의암호로 연결돼 집중호우 시 유속이 급격히 빨라지고 수위도 높아져 사고 위험이 큰 지역이다. 실제로 집중호우가 이어진 2022년 8월 70대 여성이 공지천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강원도내 하천·계곡 등 수변구역은 3,529㎞에 달하지만, 이 중 98%가 물놀이 비관리 지역이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내수면 구역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도내 내수면 구역에서 다슬기 채취나 낚시, 물놀이 등의 행위를 하던 중 발생하는 인명피해도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의 한 계곡에서 다슬기를 채취하던 60대 B씨가 2m 깊이의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달 16일 홍천강에서 물놀이하던 10대 남학생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 이틀만에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강원도는 여름 성수기(7월15일~8월17일)를 특별 대책 기간으로 지정하고, 주요 수난사고 유형에 대한 집중 관리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 기간 시·군을 통해 읍면동 지정 책임관리관을 선정하고, 유급 안전관리 요원을 활용한 비관리 지역 순찰을 확대한다. 내수면 위험 예상 지역에는 '수영 금지' 현수막 부착하고, 하천·강 인근의 펜션 등 사유 시설의 안전관리 실태 점검도 실시할 계획이다.

도소방본부 관계자는 “하천이나 계곡은 예측하기 어려운 돌발성 위험 상황이 많아 안전수칙 준수가 필요하다”며 “익수자 발생 시 현장에 비치된 안전장비(구명환, 구명조끼, 구명로프 등)를 활용해 구조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12일 밤 찾은 춘천 공지찬유원지. 강물이 흐르는 하천 옆 돌담에 앉아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잇따랐다. 사진=손지찬 기자

◇춘천 공지천유원지 산책로에는 '떡밥 사용 금지' 안내판만 있을뿐 수난사고를 경고하는 표지판은 보이지 않았다. 사진=손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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