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위원장 연내 방문' 북측과 협의
핵 문제로 국제사회와 대화통로 사실상 단절
대화 물꼬 트고 평화올림픽 계기 될지 주목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북한 방문을 북측과 협의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북이 성사돼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IOC는 평창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연내 방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선 북한의 참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 정부와 IOC가 긴밀히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바흐 위원장의 방북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방북이 성사된다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로 읽을 수 있다는 평가다. 바흐 위원장의 방북 추진은 평창올림픽의 마지막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현재는 상당히 불투명하다.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 자력으로 따낸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참가신청 데드라인인 지난 10월30일까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에 참가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서 포기했기 때문이다. 스스로 얻은 '평창행 티켓'을 내려놓자 사실상 올림픽 참가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핵과 미사일 문제로 국제사회와의 대화 통로도 사실상 단절돼 있는 상태다. 이 같은 때에 바흐 IOC 위원장의 방북 추진은 실낱같은 희망과 기대를 낳고 있다. 정부와 조직위, 강원도는 물론 국제사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다.
평창올림픽은 개막까지 두 달도 남지 않았다. 반드시 성공적으로 치러내야 하지만 주변 상황은 녹록지 않다. 동계스포츠 강국인 러시아가 국가 주도의 도핑 결과 조작 사태로 IOC의 징계를 받은 데다 평창올림픽 개인 참가를 두고도 내부적으로 논쟁이 뜨겁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는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을 막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러시아 정계에서는 강력한 불참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미국의 평창올림픽 참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이라며 북한 위협에 따른 선수단 안전 문제를 언급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다행히 미 정부 당국이 나서면서 진화됐지만 앞으로 국제사회의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불안하기만 하다.
바흐 IOC 위원장의 방북은 북한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평창올림픽 참가를 통해 평화의 물꼬를 트려는 IOC의 노력이 제대로 결실을 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또 북한이 참가한다고 하더라도 당장 한반도에 평화가 오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남북 모두에게 '상생의 해법'을 찾는 실마리는 될 수 있다. 평창올림픽 안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불안감도 불식시킬 수 있다. 전 세계의 설원(雪原) 대축제가 진실로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증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바람직한 일이다. 바흐 위원장의 방북이 돌파구가 돼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고자 총력을 기울이는 남북의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