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0㎝ 크기 사리와 함께 봉안
통일신라 탑 제작 당시 크게 유행
붓다가 가비라 성에 있을 때였다. 불교를 믿지 않는 한 바라문이 7일 후면 죽을 것이라는 점쟁이 말을 듣고 붓다를 찾아왔다. 붓다는 말한다. 당신은 7일 후에 죽어 지옥에 갈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고통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바라문은 지옥의 고통에서 벗어나 구원받을 길을 알려달라고 청한다. 붓다는 구원받을 길을 말한다.
“가비라 성 삼거리에 있는 낡은 탑을 수리하고 따로 작은 탑을 만들어 그 안에 다라니를 써 넣고 단을 만드시오. 그러면 이 복으로 인해 수명이 연장되고 죽어서 극락왕생해 백 천 겁 복락을 받을 것이오.” 또한 붓다가 일러준 여섯 가지 다라니 법대로 하면 육바라밀(六波羅密)을 한꺼번에 성취하며, 갠지스강의 모래알만큼 많은 탑을 만든 것과 같은 선근복덕의 무더기를 얻게 될 것임을 말씀하자 모두 듣고 환희하며 받들어 행했다. 이 이야기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의 내용이다. 통일신라 사람들은 이 경전을 굉장히 좋아해 탑을 만들 때 부처의 사리와 함께 미니어처 소탑 77개 혹은 99개를 만들어 봉안하는 것이 큰 유행이 됐다. 이 경대로 해 얻게 되는 육바라밀은 무엇일까? 보살이 깨달음을 얻고자 실천하는 6가지 덕목이라고 하는데…. 아래의 시는 그것을 잘 말해준다.
'육바라밀 송―애인(愛人)' (춘원 이광수)/ 님에게 아까운 것 없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보시(報施)를 배웠노라/ 님에게 보이고자 애써 깨끗이 단장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지계(持戒)를 배웠노라/ 님이 주시는 것이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인욕(忍辱)을 배웠노라/ 자나 깨나 쉴 새 없이 임을 그리워하고 임 곁으로만 도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정진(精進)을 배웠노라/ 천하에 하고 많은 사람 중에 오직 임만을 사모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선정(禪定)을 배웠노라/ 내가 임의 품에 안길 때 기쁨도 슬픔도 임과 나와의 존재도 잊을 때/ 거기서 나는 지혜(智慧)를 배웠노라/ 인제 알았노라/ 임은 나에게 바리밀을 가르치려고/ 짐짓 애인의 몸을 나투신 부처님이시라고
강삼혜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