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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문화재로 보는 우리 역사]청동기 기술 집합체 비파형동검 인골과 함께 출토 평창서 첫 사례

/ 강원일보·국립춘천박물관 / 45. 평창군 하리 출토 청동검

◇평창군 하리에서 출토된 청동검.

오래된 무덤을 발굴하면 십중팔구 토기를 비롯한 여러 유물(遺物)이 함께 출토된다. 그리고 그 유물들은 무덤 주인이 살아있을 때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려주는 단서가 된다. 또한 어떤 물건이 함께 묻혔는지에 따라 묻힌 사람의 사회적 위치를 가늠할 수 있다. 당시 쉽게 구할 수 없었던 물건을 함께 묻었다면 그 무덤 주인은 좀 더 특별한 사람으로 추정한다.

2016년 강원도 평창군 하리에서 청동기시대 무덤 14기가 발굴조사됐다. 이 무덤들 중 9기에서는 매장주체부라고 하는 시신이 묻히는 곳이 확인됐으며, 모두 청동기시대 석관묘다. 특히 2호 무덤은 조사된 무덤들 중 가장 크고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었다. 이 무덤을 조사하자 무덤 주인의 인골과 비파형동검(琵琶形銅劍)이 함께 출토됐다. 청동기시대 묻힌 사람 인골과 함께 묻힌 물건이 확인된 경우는 처음이다.

비파형동검은 우리나라 청동기시대를 대표하는 유물로 비파와 형태가 비슷해 붙여진 이름이며 중국 요령지방에서 주로 출토돼 요령식동검이라고도 불린다. 한반도에서도 상당수 출토됐는데 출처를 알 수 없는 것까지 포함하면 약 60여점에 이른다. 비파형동검은 검신 중간 부분에 튀어나와 있는 돌기가 특징적이고 이 돌기가 점차 사라지는 형태로 변화하고 돌기 아랫부분 검신도 점차 얇아진다. 평창군 하리에서 발견된 청동검은 전형적인 비파형동검보다 돌기도 뚜렷하게 튀어나오지 않았으며, 돌기 아랫부분 검신도 비교적 얇은 형태로 늦은 시기의 것이다.

청동은 녹는점이 900도 이하인 합금이다. 이보다 높은 온도인 1093도에 녹는 구리 80~90%에 녹는점이 327도인 주석 10~20%와 232도에 녹는 납을 비롯한 아연 등 광물 10% 미만을 섞어 만든다. 이렇듯 청동은 높은 기술력과 많은 노력에 의해서 탄생하는 귀한 물질이다. 청동기시대 청동검은 고도의 기술력으로 만든 귀중한 물건이다. 이런 물건을 함께 묻었다는 것은 묻힌 사람의 위치를 나타내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무덤 주인 주변 사람의 슬픔이 얼마나 컸는지를 생각한다. 당시 최고급 물건을 무덤에 함께 넣었다는 것은 그 사람을 정말 아끼고 소중히 생각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조용환 국립춘천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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