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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문화재로 보는 우리 역사]토기 표면 가득 이국적 장식 화려 강원 신석기시대 풍요로움의 상징

43. 누름무늬토기와 양양 지경리 유적

◇양양 지경리 유적 누름무늬토기.

한반도 8천년 전부터 토기 사용

실용 도구에 예술성 부여 주목

인류가 토기를 널리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시대다. 한반도에서도 8,000년 전부터는 토기가 사용되기 시작한다. 오랜 세월 동안 사용되다 보니 신석기시대 토기는 지역별, 혹은 시기별로 다채로운 형태와 무늬를 선보인다. 그중에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것이 표면에 다양한 기하학적 무늬를 그어서 장식한 '빗살무늬토기'다. 그 외에도 누름무늬토기, 덧무늬토기, 무문양토기들이 있지만 신석기시대 토기를 통칭해서 '빗살무늬토기'라고 부르는 것은 그러한 대표성 때문이다.

강원지역에서 가장 처음 나타난 토기는 덧무늬토기다. 양양 오산리유적, 고성 문암리유적 등 동해안에서만 확인된다. 토기 표면에 흙 띠를 가늘게 여러 줄 붙여 단순한 기하문을 만들었다. 누름무늬 토기도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는데 무늬의 종류는 훨씬 다양하다. 특히 양양 지경리 유적의 누름무늬토기는 표면 가득히 이국적인 누름무늬가 장식돼 독특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빗살무늬는 가장 늦게 나타난 토기이지만 누름무늬와 결합해 신석기시대 토기 무늬의 중심이 된다. 대체로 굽이 뾰족한 토기에 장식되기 시작하는데, 이른 시기엔 토기의 아가리 부분과 가운데 부분, 아랫 부분을 각각 다른 종류의 무늬로 구분하여 장식했다. 예컨대 아가리부분은 짧은빗금무늬, 가운데 부분은 생선뼈무늬, 아랫 부분은 긴 빗금무늬 등으로 장식하는 방식이다. 특히 누름무늬와 결합된 빗살무늬는 한층 더 화려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신석기시대의 토기는 어디에서나 발견되는 흔한 실용 도구다. 실용 도구에도 예술성이 부여되는 것은 역사적으로 풍요로운 시기의 특징들 중 하나였다. 아마 신석기시대가 되면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생산, 혹은 계획 경제가 시작됐고 잉여 생산물을 보관하기 시작하는, 그래서 신석기시대 사람들은 여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구가했음을 간접적으로 말해 주는 것이 바로 토기의 화려한 무늬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김상태 국립춘천박물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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