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이후 영향 미친 13개 중 10개 9~10월
이동중 육지 만날 확률 적어 강풍·폭우 피해 커
이달 11호 '노을' 예보 긴장…도 “위험지구 개선”
올해 장마 이후 9월 들어서만 '마이삭'·'하이선' 등 2차례에 걸친 가을 태풍이 강원도를 강타했다. 이달 중 11호 태풍(노을)이 형성될 수 있다고 예고된 가운데 2000년 이후 강원도를 관통한 주요 태풍의 경로와 특징 등을 살펴 피해 예방 대책 등을 살펴본다.
■2005년 이후 강원도에 영향 미친 13개 중 10개는 '가을 태풍'= 2005년부터 찾아온 13개의 태풍 중 10개는 9~10월 사이의 '가을 태풍'이다. 2005년 '나비'(9월4~8일), 2006년 '산산'(9월15~20일), 2007년 '나리'(9월13~18일), 2010년 '곤파스'(9월1일~3일) 모두 가을바람을 타고 이동했다. 이후 2012년 '산바'(9월17~18일), 2018년 '콩레이'(9월29일~10월6일), 2019년 '링링'(9월6~8일)과 '미탁'(10월1~3일)도 바람이 차가워지는 시기에 강원도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찾아온 '마이삭'(9월2~3일)과 '하이선'(9월6~7일)도 모두 9월생이다. 2012년 '볼라벤'(8월27~29일)과 2015년 '고니'(8월23~27일), 2018년 '솔릭'(8월21~24일)도 사실상 가을 태풍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2002년 사망 122명 피해 '루사'도 '초가을' 강원도 관통=그 이전에는 2002년 8월29일 찾아온 '루사'가 9월1일까지 사흘간 한반도를 가로질러 관통하며 말 그대로 '역대급' 피해를 안겼다.
강원도에 따르면 이 당시 사망 122명, 실종 21명의 인명피해와 도로교량 침수·파손 등 820건 등 4,700여건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재민은 4만1,374명, 재산피해 금액만 2조5,000억원을 초과했다. 이듬해 9월11~13일 찾아온 '매미'는 초속 60m의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24명(사망 11명, 실종 3명, 부상 10명)의 인명피해와 3,000여건의 재산피해를 기록했다. 루사와 매미 모두 주요 피해지역은 이번 마이삭, 하이선과 같이 강릉과 삼척 등 영동지역이었다. 이후 2004년에는 태풍 디엔무, 민들레, 메기가 각각 6월과 7월, 8월에 한반도 인근을 지나갔지만 상대적으로 피해는 경미했다.
■이달 중 11호 태풍 '노을' 예보에 긴장=2000년 이후 가을 태풍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입힌 것은 지난해 10월1일 발생한 '미탁'이다. 강릉시와 동해, 삼척 등 7개 시·군에서 2,025명의 이재민과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달 중 또는 다음 달 초 또다시 생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11호 태풍 '노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9~10월 태풍은 이동과정에 육지와 만날 확률이 적고 기후 온난화로 뜨거운 수증기를 계속 머금은 채 도달해 강풍과 더불어 폭우 피해가 속출할 가능성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이에 강원도는 산사태와 해일 위험지구 사전 차단과 학생 등하교 시간조정 등을 통한 인명피해 최소화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정홍섭 도 방재과장은 “최근의 성향상 9~10월 가을 태풍이 더 규모가 크고 피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위험지구 개선사업을 계속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고 신속하게 기상청 및 각 시·군과 정보를 공유해 피해 제로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무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