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닐 갈킨(우크라이나) 작가의 'Tourniquet(지혈대)'는 관람객이 직접 작품을 만지며 회전문을 통과하도록 구성됐다. 잠시 동안 압박과 폐쇄됨을 경험할 수 있다.
색과 형태는 흑백의 도치(倒置)를 이루고 있다. 본래 검은색이었던 작품을 흰색으로 바꿔 놓은 것은 2차적 연결고리인 석고붕대다.
프랑스 단어인 'Tourniquet'는 의학 용어로 사지의 연조직을 압박해 출혈을 멎게 하는 도구를 뜻한다. 회전문을 통과하며 사회적·정치적 현상에 대해 생각해 보게끔 하는 작품이다. 민중의 사회적 행동은 정권의 입장에서 보면 피를 흘리는 것과 같다고 비유할 수 있는데, 이는 지혈대로 인해 규제되고 봉쇄된다.
'Overturn(뒤집기)' 파트는 바리케이드 부분에 해당하며, 이는 쿠데타와 정권 교체를 상징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석고붕대의 해체가 현실의 삶 속에서 실제로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2013년 10월에 이 미로 작품은 우크라이나의 수도인 키예프에서 전시됐었다. 그 한 달 뒤 우크라이나 혁명이 일어났고 곧이어 대통령이 탄핵됐다.
당시 키예프에서 전시됐던 원본은 현재 여러 개로 분해돼 있으며 향후 새로운 지혈대를 이용해 다시 조립될 계획이다.
평창동계올림픽취재단=최영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