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전 춘천시 신북읍 유포리 주민들은 거세게 퍼붓는 집중호우로 인해 불안감에 떨고 있었다. 이날 새벽 주택 침수 피해를 입은 이정순(여·65)씨는 마을 주민 10여명의 도움을 받아 집에 들어찬 물을 빼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밤새 물폭탄이 쏟아지더니 이날 오전 8시30분께 하수구에서 물이 범람하면서 저지대에 위치한 이씨의 집을 덮쳤다.
이씨는 “평생 이곳에 살려고 올봄에 집을 깨끗하게 리모델링했는데 물이 들어차 너무 속상하다”고 울먹였다. 남편 허점욱(71)씨도 허무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소를 키워 팔아 가면서 힘들게 모은 돈으로 집을 리모델링했는데 한순간에 가구와 가전제품 등이 물에 잠겨 가슴 아프다”며 울퉁불퉁해진 장판을 밟을 때마다 새어 나오는 흙탕물을 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이웃 주민들도 “부부가 억척스럽게 노력해 집을 새로 수리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침수 피해를 입어 어떻게 하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춘천시 서면 오월리 춘천댐 옆 일명 매운탕골 주민들도 이날 거센 빗방울이 잦아들지 않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들은 2002년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최악의 피해를 입은 데다 4년 전에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던 악몽을 떠올리며 밤잠을 설쳤다. 강원도 관계자는 “호우로 인해 주택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은 주민들께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순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