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으로 폭 좁은 장마전선 발달 지역별 강수량 편차도 심해
태풍 '하구핏' 또 다른 변수 전망…13일까지 비 예보 50일 육박
기상청은 영서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는 집중호우가 길게는 오는 1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장마기간은 50일에 육박하면서 1973년 이후 역대 두번째로 긴 장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지방기상청은 “4일 영서지역은 새벽부터 낮 사이에 시간당 50~100㎜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다가 오후에 다소 약화되겠으나 밤부터 다시 강해지겠다”고 예보했다. 또 “5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영서지역 100~300㎜, 영동지역 50~100㎜다. 영서지역의 경우 500㎜ 이상의 비가 내리는 곳도 있겠다”고 밝혀 비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장마가 길어지는 것은 러시아 시베리아가 38도까지 치솟는 등 이상기후 현상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에서 가장 추운 지역으로 꼽히는 러시아 시베리아 기온이 올 6월에는 평년보다 10도 이상 높게 나타나는 등의 이상기후 영향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베리아를 둘러싼 찬 공기가 한반도 쪽으로 밀려 내려왔고, 아래쪽에서 치고 올라온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을 만나면서 우리나라에서 정체된 상태다.
이처럼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폭은 좁고 동서로 길게 발달하면서 지역에 따른 강수량의 편차가 매우 심한 점도 특징이다. 특히 집중호우 구름대가 영서지역에 걸리면서 유독 많은 비를 뿌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상하는 제4호 태풍 '하구핏'은 또 다른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태풍 '하구핏'은 중국 내륙으로 향하면서 세력이 약해지겠지만 한반도에 많은 수증기를 공급하겠다”며 “정체 전선이 머무는 중부 지방에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오후 6시부터 3일 오후 5시까지 영서지역의 누적 강수량은 철원 동송읍 341㎜, 춘천 남이섬 306.5㎜, 영월 271.9㎜, 원주 신림 235㎜, 화천 광덕산 262.5㎜, 양구 방산면 216㎜, 정선 신동 206.5㎜, 홍천 199㎜ 등이다.
권순찬기자 sckwon@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