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배 후보 부인 최희숙씨
강원도교육감 후보들이 교육 현안과 후보 자질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던 지난 21일 도교육감 초청 토론회(본보 지난 23일자 3면). 강원일보와 KBS춘천방송총국, 강원매니페스토추진본부가 밤 10시10분부터 공동 주최한 이날 생방송 토론회에는 토론이 정점에 다다랐을 무렵 이색 순서가 진행됐다. 후보들의 '옆지기'인 부인들이 출연해 '배우자가 교육감이 돼야 하는 이유'를 각 1분씩 말했다. 후보자의 '또 하나의 모습'을 보는 순서였다. 후보자 부인들은 선거전의 시작부터 끝까지 중요한 역할을 맡지만 공개적으로 일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도교육감 후보자 부인들의 선거운동을 취재했다.
차 안에서 쪽잠 자가며 버텨
복지시설 등 찾아 민심 경청
공식 선거운동기간 첫날인 지난 22일 춘천 풍물시장 앞. 낮기온이 한여름처럼 오른 오후, 김선배 후보의 부인 최희숙(57)씨는 시장 입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으로 보리밥을 먹고 차 안에서 10분간 쪽잠을 잔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전날 자정 무렵 방송토론이 끝나고 후보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3시간밖에 못 잔 터였다. 아침에는 출정식이 열린 도청 앞 광장에서 후보자와 함께 일정을 시작했다.
최씨는 시장 입구에서 손에 한 움큼 쥔 후보자 명함을 가다듬었다. 장 보러 나온 인파가 쏟아지는 방향의 반대편에서 출발해 한 장씩 명함을 돌린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도교육감 후보 김선배입니다”라고 인사한다. 웃는 얼굴로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하니 중·장년층은 양손에 짐이 있어도 명함을 마다하지 않고 받았다. 젊은 층은 “됐어요”라며 바쁜 걸음을 재촉한다. 그래도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최씨는 인사했다.
70대 어르신들이 모여있는 자리로 찾아갔다. 한 어르신이 “지지율 격차가 큰데 이길 수 있겠어?”라고 하자 긴장한 표정으로 귀를 세웠고 다른 어르신이 “그래도 뚜껑 열어봐야 아는 거여”라고 말하자 재차 허리 숙여 인사했다. 수행원들과 30분 남짓한 시간 동안 명함을 100여 장 돌렸다. 이런 일정을 매일 밤 11시까지 이어간다.
이번 선거전에 최씨의 역할은 재래시장, 사회복지시설 등을 돌며 '바닥 민심'을 찾아가는 것이다. 최희숙씨는 “후보자가 총장을 하면서 주말도 없이 바쁘게 지냈던 터라 퇴임 후에는 함께 여유 있게 보내고 싶었다. 종교시설에서 봉사하고 집안일을 해오며 살아와서 선거전을 치를 수 있을까 자신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둘도 없는 지지자다. 그녀는 “교사에서 총장이 되기까지 남편의 일생을 생각해 보니 도교육감도 잘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라며 “남들은 '후보자가 약해 보인다'고도 이야기하지만 내가 아는 남편은 한 번 맡으면 최선을 다해 끝을 보고 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곧 반대 방향으로 향하며 “가만히 있으면 불안해서요”라고 인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