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희 후보 부인 김경숙씨
강원도교육감 후보들이 교육 현안과 후보 자질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던 지난 21일 도교육감 초청 토론회(본보 지난 23일자 3면). 강원일보와 KBS춘천방송총국, 강원매니페스토추진본부가 밤 10시10분부터 공동 주최한 이날 생방송 토론회에는 토론이 정점에 다다랐을 무렵 이색 순서가 진행됐다. 후보들의 '옆지기'인 부인들이 출연해 '배우자가 교육감이 돼야 하는 이유'를 각 1분씩 말했다. 후보자의 '또 하나의 모습'을 보는 순서였다. 후보자 부인들은 선거전의 시작부터 끝까지 중요한 역할을 맡지만 공개적으로 일정이 드러나지 않는다. 도교육감 후보자 부인들의 선거운동을 취재했다.
점심은 마트 푸드코트서 해결
계속된 강행군에 허리통증 고통
“이쪽 상가 주민들께는 명함 돌렸는데 저쪽은 안 돌렸어요, 이따 가봐요.” 공식 선거운동기간의 첫날인 지난 22일 퇴근길 관공서, 기업체 직원들이 쏟아져 나오는 저녁 춘천 명동거리. 민병희 후보의 부인 김경숙(59)씨가 지하상가를 돌고 계단으로 지상에 올라와 수행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4년 만에 다시 치르는 도교육감 선거전. 어깨띠를 두르고 명함을 쥔 손도 이젠 낯설지 않다. 김씨는 “거리를 오가는 분들에게는 아직 명함을 안 돌렸다”며 발길을 재촉했다. 걸음걸이의 속도가 빨라 잰걸음을 해야 따라갈 수 있었다. 점심은 대형마트에서 칡냉면 한 그릇으로 해결했고 장시간 걸어다니느라 허리 통증이 심해져 오후에는 잠시 물리치료를 받았지만 지친 기색은 없었다.
김씨는 허리 숙여 “안녕하세요. 도교육감 후보 민병희입니다”라고 인사했다. 명함을 받은 주민들 중에“아, 네”라며 민병희 교육감을 알아보는 이들도 있었다. 도로를 걷던 김씨가 갑자기 도로변으로 다가갔다. 승객들을 기다리는 택시 3~4대도 빠뜨리지 않고 얼굴 내밀며 기사들에게 명함을 전달했다. 벤치에서 나란히 앉아 쉬는 젊은 부부, 그중 남편에게 명함을 건넸다. 부인은 “남편한테 있으니 됐어요”라며 무심하게 답했다. 김경숙씨는 “그래도 받아 주세요”라며 기어코 명함을 전달한다.
이날 일정은 오전 5시부터 시작됐다. 운동하러 나온 주민들을 만나기 위해 체육관에 들렀고, 7시부터는 온의동 사거리에서 후보자와 함께 선거 유세에 나섰다. 오전에는 풍물시장, 사회복지협의회 등을 찾았다.
김씨는 “후보자가 교육감을 한 번 했으니 농사를 지으며 사는 것은 어떨까란 생각도 했다. 하지만 강원교육의 뼈대를 세웠으니 한 번 더 해서 마무리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후보자와 주변의 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렇게 명함 돌려도 도민의 몇%나 만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어 안심할 수 없다”며 분주한 발걸음을 옮겼다.
신하림기자 peace@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