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입국자 등 고위험군 선제 대응…신속한 정보공개 불안 해소
마스크 92만개 자체 제작 보급…긴급생활안정자금 534억 편성
김한근 시장 "민·관 똘똘 뭉쳐 성과…조기 종식에 전폭 지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최근 하루 10명 이하로 감소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의료·방역진의 확산 차단 노력과 개인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에 따른 성과다.
그러나 보건 당국은 여전히 놓치고 있는 감염자가 어디에 있을지, 무증상·경증 감염자가 대규모 유행을 증폭시키지 않을지, 만성질환자·고령자가 노출되면 또 다른 희생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강릉시가 코로나19 위기 극복 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마스크 대란 발생 시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공급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찾아내 지역사회 확산을 사전에 막고, 확진자의 접촉자, 해외 입국자 등 고위험군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며 시민 안전에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과 소상공인 등을 위한 지원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방심하면 지금까지의 노력이 허사가 된다”면서 “시차원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등을 통해 확산 방지에 주력하는 한편 사태 장기화로 절박한 상황에 놓인 영세 소상공인들이 버틸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방역·관리
강릉은 올 2월22일 4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지난 4일 영국에서 입국한 30대 여성까지 모두 7명의 확진자가 나온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사회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은 무증상 해외 입국자 및 확진자와 접촉한 자가격리 대상자를 일정 기간 격리하는 관리 정책이 큰 역할을 했다. 시는 코로나19 대량 감염자 발생지인 중국 유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선별진료소 검체 채취 및 자가격리 조치로 선제 대응에 나섰다. 중국인 입국 유학생 선별 검사비와 유학생 수송 지원, 방역 등을 시가 지원하고, 대학들은 지정 장소에 14일간 자가격리 및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시의 선제적 조치로 인천공항 검역에서 1차 통과한 무증상 확진자가 2차 선별 검사에서 발견돼 코로나 19 확산 방지에 크게 기여했다.
대구, 경산, 봉화 등 다수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학생들에 대해서도 대학과 긴밀히 협의해 선별 검사비를 지원하고 2주간 능동 감시하는 등 철저히 관리했다.
방역전문업체와 읍·면·동 자율 방역단, 공동주택관리소, 대형마트 등 업체 등에서도 다중이용시설인 승강장, 화장실, 복지시설, 시장, 터미널, 관광지 등 2,729개소에 대해 6만여회의 방역을 실시했다.
시청사에 대해서도 감염 방지를 위해 열화상 감지 카메라를 정문과 후문에 설치, 상시 운영하고 손소독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근태 및 출입 시스템 사용 시 지문 사용을 금지하고 공무원증을 사용하도록 하고 공무원 출퇴근 분산을 위해 직원 유연근무제(시차 출퇴근)를 도입했다. 승강기 이용 정원을 20명에서 10명으로 조정하고 항균 필름 부착과 버튼을 누를 때 스틱을 이용하도록 했다.
■자체 제작 마스크 보급
강릉시는 마스크 대란을 극복하기위해 전국 최초로 시민, 단체, 유관기관, 공직자가 한마음으로 필터 교체형 마스크 92만3,700매를 제작, 시민들에게 보급했다.
시는 올 2월 초 12, 14번 확진자의 강릉 여행 동선이 공개된 직후 마스크 품귀에 대비해 필터 교체형 면마스크 제작 계획을 수립했다. 공무원들이 전국의 의류 봉제 공장을 찾아 다니며 마스크 주문 제작과 필터 확보 노력을 기울였다. 면마스크 필터를 보다 쉽게 교체할 수 있는 '필터 키트'를 자체 개발·제작해 시민들에게 보급했다. 마스크 제작·배부에는 시의원들은 물론 강릉시평생학습관 봉사동아리 회원들과 강릉시종합자원봉사센터 가족봉사단, 강릉시여성단체협의회 등 많은 자생단체와 일선 통·리·반장들이 동참했다.
시는 전국 최초로 관내 122개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 버튼에 항균 필름을 지원하기도 했다.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개
강릉시는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력했다. 시 홈페이지에 코로나19 전용 팝업창을 개설, 감염자 현황표와 감염병 예방수칙 등의 정보를 개시했다. 현재 강릉시 코로나19 전용 페이지엔 △의심 신고 전화번호 △코로나19 강릉시 현황 △코로나19 긴급생활안정지원금 신청 △코로나19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드립니다 △깨끗하고 안전한 강릉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선별진료소 현황 등 관련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확진자가 발생할 때마다 김한근 시장이 직접 나서 브리핑을 실시, 시민 불안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지원책 마련
강릉시는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책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 도내 기초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총사업비 534억원을 편성해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1만7,000여 업체와 중위소득 100% 이하(저소득층 포함) 5만2,000세대에 긴급생활안정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자금난에 봉착한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 강릉시 기업 경영 정책 자금 이차 보전금을 확대 지원하고 의회의 동의를 받아 착한 건물주와 확진환자, 격리자, 확진자 방문에 따른 피해업소, 코로나19 극복 지원 의료기관 등에 대한 지방세 감면 및 징수·체납 처분 유예, 기간 연장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있다.
지역화폐인 '강릉페이' 발행 규모를 100억원에서 600억원으로 확대하고 캐시백 할인율 10% 적용 기한도 3월 말에서 6월 말로 3개월 연장하는 등 소비 촉진에 나섰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시민 온정도 이어지고 있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방역활동과 마스크 제작에 동참하고 금품을 기탁해주신 모든 기관·단체, 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코로나19 조기 종식을 위해 철저한 개인 위생 관리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자발적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강릉=고달순기자 dsgo@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