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최대 면적의 공룡 선거구인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 3명의 후보는 선거 중반에 접어든 5일 유세 대결을 펼치며 표밭을 공략했다. 홍천 출신인 새누리당 황영철, 더불어민주당 조일현 후보는 다섯 번째 숙명의 대결을 펼치는데다 접경지역의 대표주자를 자처하는 무소속 정해용 후보까지 가세했다.
황영철, 조일현 두 후보는 오랜 기간 홍천에서 지지기반을 닦은 만큼 우선 철원, 화천, 양구, 인제 등 새로 선거구가 된 접경지역 표심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면 정해용 후보는 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6일 동안 홍천지역 방문은 서석장에 한 번 다녀간 게 전부일 정도로 접경지역 표심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세 후보는 5일 양구 5일장터에서 치열한 표심 대결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4일 밤 양구에서 숙박한 조일현 후보가 이날 오전 급히 홍천으로 향하면서 정면 승부는 피해갔다. 황 후보는 이날 오후 양구 5일장에서 유세를 펼친 후 양구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갖고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황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5개 군지역 모두 앞서고 있다. 이것이 민심이고 지지의 목소리다. 이 결과가 최종 승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후보는 4일 저녁 양구에서 유권자들을 만났고 5일에는 홍천에서 유세 등을 통해 지지세 확산에 힘썼다. 조 후보는 “여당 텃밭에서 야당 후보로 나서는 게 힘들지만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성경 말씀과 같이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도 5일 양구 5일장터에서 유세를 벌이는 등 이날 철원, 화천, 양구의 장터를 중심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이번에 접경지역에 홍천군이 붙어 5개 군의 선거구가 만들어졌는데 홍천 출신 후보들이 접경지역 사정을 잘 아는지, 애정을 갖고 일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여야 후보를 함께 겨냥했다.
후보들의 유세전이 치열한 만큼 주민들의 반응도 제각각이다.
유권자 전모(59·홍천읍)씨는 “이번 총선은 선거구 조정 등으로 지역민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며 “지역주의, 정당, 인물, 공약 등이 총체적으로 표심에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구지역 유권자 최모(42)씨는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새로운 게 없고 이전 선거에 나왔던 게 대부분인데다 실현 가능성도 의문”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철원지역 유권자 이모(62)씨는 “정치권에서 국회의원들이 제 밥그릇 챙기느라 싸움질만 하고 있을뿐더러 본격 영농철을 맞아 일손이 부족해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며 “그렇지만 선거홍보물을 찬찬히 뜯어본 후 맘에 드는 후보에게 투표는 꼭하겠다”고 했다.
철원 갈말읍 김모(66)씨는 접경지임을 감안해 여당 후보가 필요하다고 한 반면 동송읍 박모(56)씨는 견제 세력이 건실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고 갈말읍 김모(54)씨는 내 고장 출신이 낫지 않냐는 반응을 나타냈다.
장기영·이정국·심은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