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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참일꾼 선택 4·13 총선 D-7]선거구 이동 거리만 311㎞ 6시간30분 5일장만 공략 `장돌뱅이식' 선거운동

공룡 선거구에 후보 검증조차 어려워

서울시 면적(605㎢)의 10배, 전국에서 가장 작은 서울 동대문을(6.01㎢) 선거구의 948배, 자동차 이동 거리 311㎞, 이동시간 약 6시간30분.

전국에서 가장 넓은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5,697㎢) 선거구가 갖고 있는 기록적인 숫자다. 광활한 면적 때문에 공룡 선거구라는 오명도 얻었다. 그러나 이 선거구를 대표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은 달랑 1명 뿐이다. 20대 총선 선거구를 재조정하면서 지역의 면적, 교통 등 지역의 특수성이 반영되지 않고 인구수만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은 결과다. 총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한창이지만 1명의 후보가 5개 지역을 하루에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선거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선거구 면적만 5,122㎢로 전국 두 번째로 넓다. 5개 시·군을 다 도는 데는 6시간20분이 걸린다. 거리는 약 300㎞다. 전국 253개 선거구 가운데 5개 시·군이 묶인 곳은 도내 2곳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지역 후보들은 짧은 시간 효과적인 선거운동을 위해 '장돌뱅이식' 선거운동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각 시·군 읍내에서 5일마다 열리는 '장날'을 공략하는 것이다. 농촌지역 특성상 여러 곳에 산재돼 있는 유권자를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지역 유권자들의 불만도 크다. 후보자들의 얼굴조차 보기도 쉽지 않아 정책과 인물됨됨이, 지역 발전을 위한 비전 등을 검증할 권리마저 제대로 못 찾고 있다.

이들 2개 선거구 후보들은 공룡 선거구 재발을 막기 위해 20대 국회에서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총선 공약으로 역설하고 있다.

선거구획정위원으로 참여했던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장은 “20대 국회에서는 인구기준뿐 아니라 지역의 면적, 교통, 지세 등 특수성과 1개 선거구가 4개 지자체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홍현표기자 hphong@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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