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잔여경기·PO 일정 취소

시상식 대신 부문별 시상 진행

이상범감독 “선수들 노력 덕분”

코로나19 여파로 한국 남자 프로농구(KBL)가 출범 처음으로 시즌 도중 종료됐다.

KBL은 24일 제25기 제4차 이사회를 열고 코로나19 영향으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잔여 경기와 플레이오프까지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프로농구는 1997년 출범 이후 24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시즌을 마치지 못한 채 중도에 종료하게 됐다. 앞서 KBL은 지난 1일부터 정규리그를 한 차례 중단했고 오는 29일부터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국내외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은 상황에서 범사회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과 선수단의 안전 등을 고려해 이날 이사회를 통해 남은 일정도 모두 치르지 않기로 결론지었다.

정규리그 성적은 리그가 중단되기 이전인 2월29일 기준 순위에서 공동 1위를 달린 원주DB와 서울SK가 그대로 공동 1위로 정규리그를 마치는 것으로 결정됐다.

3위는 안양 KGC인삼공사(26승17패)다. 시즌 조기 종료 결정에 따라 2020년 신인 드래프트 추첨 순위의 경우 정규리그 7∼10위는 각 16%, 5위와 6위는 각 12%씩 1순위 추첨 확률을 갖고 3위와 4위는 각 5%, 공동 1위 팀은 각 1%씩 갖기로 했다. 또 정규경기와 플레이오프 우승 상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각 구단 협력업체 종사자 지원금으로 사용한다. 정규경기 시상식은 개최하지 않고 해당 부문에 대한 시상은 별도로 진행한다.

이상범 DB 감독은 매듭짓지 못한 승부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결정을 존중하며 사태 종식을 기원했다.

이 감독은 “코로나19 사태 속에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하는 것보다 모두의 안전을 위한 결정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시즌 초반 선수단 부상에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힘을 모아 제 역할을 해 뒷심으로 1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위로 마무리한 것은 선수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게 끝나면 다 아쉬운 법이다. 지금부터 내년을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한편 원주DB는 올 시즌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며 우승에 도전했다.

DB는 'FA 최대어' 김종규를 품에 안았고 에이스 두경민까지 군복무를 마치고 코트로 복귀했다. 여기에 간판 슈터 허웅과 베테랑 윤호영까지 건재함을 과시하며 '완전체'의 모습으로 개막 5연승을 질주했다. 또 KBL 역사상 처음으로 '4라운드 전승' 기록을 쓰기도 했다.

김지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