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 대관령 제3슬로프에서 열린 대회의 한 장면. 한 선수가 눈 위에 몸을 기대고 총을 겨누고 있다. 주변에는 스키 폴과 깃발이 꽂혀 있고 바로 그 옆에는 사격하는 선수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군인의 모습도 보인다. 마치 현대의 바이애슬론 경기를 연상케 한다.
1950~1960년대 국내에서 열린 스키대회에는 현역 군인을 대상으로 하는 군인부가 별도로 있었고, 경기종목 중에 군대척후경기가 따로 있었다.
'척후'란 전투지역에서 적에 대한 첩보를 수집하기 위해 정찰하도록 임명된 병사 또는 그 소규모의 부대를 일컫는 단어이다. 6·25전쟁이 휴전에 들어간지 10년째 되던 해에 열린 대회인 점을 감안하면 당시 사회적인 분위기를 엿볼 수 있을 듯 하다.
김근원 선생이 포착한 이 사진의 전후에 있는 사진 설명을 보면 군 척후경기로 추정된다고 나와있지만 당시 신문기사를 보면 해당 종목의 이름이 '군대항거리사격'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제44회 전국체육대회 동계스키대회의 마지막 날 치러진 이 경기에서는 3군단이 우승을 차지했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바이애슬론(biathlon)
둘을 뜻하는 '바이(Bi)'와 운동경기를 뜻하는 '애슬론(Athlon)'의 합성어. 서로 다른 종목인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경기로 1960년 스쿼밸리 동계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