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년대 겨울 춘천 공지천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일반인들의 모습. 모자를 쓰고 목도리를 하고 꽁꽁 싸맨 모습이 눈길을 끈다. 흰색 선이 팔을 따라 내려간 옷이 유행이었는지 사람들 사이에서 자주 눈에 띈다.
요즘은 공지천을 춘천에 있는 관광지 중 한 곳 정도로 생각하겠지만 1970~1980년대에는 우리나라 동계스포츠의 중심지로 전국체육대회 동계빙상대회, 종별스케이트대회 등 전국 단위 빙상대회의 단골 개최지로 이름을 날리던 곳이었다.
공지천은 겨울만 되면 사진에서처럼 선수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많이 찾아와 단체로 얼음을 지치는 모습을 선보여 언론의 사진·영상뉴스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다.
당시 춘천의 겨울 날씨가 워낙 춥다 보니 논에 물만 대면 야외 스케이트장 하나쯤은 하루 이틀 만에 뚝딱하고 만들 수 있었다. 문제는 쌩쌩 불어오는 칼바람인데 언제부턴가 스케이트장 주변에는 추위를 피할 수 있는 비닐하우스가 세워지고 뜨끈한 어묵이나 라면을 사먹을 수 있는 매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스케이트장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하루 종일 유행가도 틀어줬기 때문에 방학을 맞은 춘천지역 학생들에게는 스케이트 타는 것이 적은 돈으로 신나게 놀 수 있는 이른바 '가성비 갑(甲)'의 겨울놀이였다.
오석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