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2년 2월 평창 대관령 지르메 슬로프에서 포착된 모습. '제53회 전국체육대회 동계스키대회' 활강경기를 끝낸 어재식 선수가 선보인 스키 점프 시범 장면이다.
공수 특전단 소속이던 어 선수는 이 대회 일반부 대회전과 활강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2관왕에 오른다. 평창 출신인 어 선수는 국내에서 열린 거의 모든 스키대회를 휩쓸며 활강 1인자로 불렸다. 1968년 제10회 그르노블 대회와 1972년 제11회 삿포로 대회에서 국가대표 스키선수로 활약한 인물이다. 어 선수에게는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어 선수는 그르노블 대회 참가 당시 활강, 회전, 대회전에 출전 신청을 했다고 한다. 회전과 대회전 경험은 있지만 3㎞나 넘는 코스를 타고 내려오는 활강 경험이 전혀 없던 그에게 활강경기 출전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일이었다. 결국 100m 정도만 스키를 타고는 도저히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아 넘어지고 만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 이상을 내려왔으면 중상을 입었을 것이라고 한다. 어 선수는 이후 1980년 제13회 레이크플래시드 대회에서는 코치로 참가하는 등 동계올림픽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사진 속 대회에서는 노르딕 40㎞ 고등부 계주경기에서 진부농고가 6년째 우승을 차지해 온 강릉농고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