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5년 2월 고성 진부령 스키장의 모습. 멀리 하얀 눈에 뒤덮인 설산의 자태가 아름답다. 강원도체육회 깃발 뒤로 100여명은 족히 돼 보이는 선수가 열중쉬어 자세로 무언가를 경청하고 있다. 이들은 대한체육회(KASA)가 주최한 '제56회 전국체육대회 동계스키대회'에 참가한 선수다.
원래 이 대회는 대관령 내차항(內次項) 슬로프에서 3일 일정으로 개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대관령의 적설량이 적어 부득이하게 진부령으로 대회 장소를 옮기게 된다. 당시 적설량은 대관령이 16㎝, 진부령은 60㎝였기 때문에 대회를 치르기에는 진부령이 적합했다.
이처럼 진부령 스키장은 적설량이 많아 일제강점기부터 스키장으로 애용돼 왔다. 1970년대 초 스키대표선수들의 훈련 장소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사진 속 대회가 끝나고 1년 뒤인 1976년 용평리조트에 이어 국내 두 번째 스키장으로 정식 개장한다. 최북단 스키장인 진부령 스키장은 후에 진부령 알프스 스키장으로 명칭을 바꾼다.
오석기기자
□대한체육회
대한체육회는 상당히 오랜 기간 영문 KASA로 불렸는데 직역을 하면 '대한 아마추어 체육협회(Korea Amature Sports Association)'가 돼서 살짝 억지스러운 느낌을 준다. 1994년이 되면서 비로소 한글 이름에 어울리는 KSC(Korea Sports Council)로 불리게 되지만, 다시 KOC(Korean Olympic Committee·대한 올림픽 위원회)로 바뀌어 현재에 이르게 된다